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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드라마에는 왜 한국 차가 없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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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S 송원섭] 소는 잡으면 버릴 게 없다는 말이 있다. 머릿고기에서 양지머리까지 살코기는 부위별로 각기 맛난 음식이 되고 골이며 내장. 혀도 별미 대접을 받는다. 뼈는 뼈대로 곰탕이 나오고. 가죽으로는 옷을 해 입은 뒤 뿔로 술잔까지 만들어야 비로소 소 한마리로 ‘뽕을 뽑았다’고 할 수 있다는 얘기다.
갑자기 소 얘기를 한 것은 한류 스타의 유용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다. 음반이든 영화든. 드라마든 스타 하나가 만들어지면 그 뒤로 수십 만 명이 먹고 살 수 있는 부가가치가 관련 상품들을 통해 만들어진다. 이런 스타의 힘은 브랜드 하나를 띄우고 가라앉히는 위력을 발휘한다.
권상우가 모델인 국내 화장품 메이커 더페이스샵은 3년 만에 16개 국에 600여 개의 매장을 확보하는 고성장을 기록했다. 특히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는 자고 일어나면 새 매장이 생긴다. 단지 품질만으로 이뤄낸 성과는 아니다.
지난 3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더페이스샵의 새 매장 개업식은 권상우가 참가한다는 소식에 1만3000여 명의 구경꾼이 몰렸다. 싱가포르 측 관계자들이 “이곳에 살면서 한 사람을 보기 위해 이런 인파가 몰린 것은 본 적이 없다”며 혀를 내둘렀을 정도다.
정운호 더페이스샵 대표는 “권상우를 모델로 기용하지 않았다면 아시아 지역에서 이런 성공을 기대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우리 브랜드가 존재하는 한 권상우 외의 다른 모델을 쓰지는 않을 것”이라며 고마움을 감추지 않았다. 김남주를 앞세웠던 라끄베르가 드라마 <모델>의 히트 이후 베트남에서 세계적인 명품 대접을 받는다는 것 역시 새삼스럽지 않은 얘기다.
밝은 곳이 있으면 어두운 곳도 있다. 과문한 탓인지 세계로 뻗어가는 한국 자동차들이 한류 스타의 덕을 봤다는 이야기는 들어보지 못했다.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주인공들이 국산 차를 타는 드라마는 박신양이 ‘GD자동차’의 사장으로 출연했던 <파리의 연인> 외에는 딱이 떠오르지 않는다.
왜일까. PPL 담당자들에게 물으면 바로 답이 나온다. 수입차들이 제작비 협찬 등을 제안하며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는 반면 국산차 메이커들은 스타 마케팅에 별반 적극성을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국내 자동차 회사에 제작비 얘기를 꺼내자 ‘애국심 차원에서라도 우선 국산 차를 써 줘야 하는 것 아니냐.
차를 내주면서 돈까지 쓸 계획은 없다’고 잘라 이야기하더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배용준이 <겨울연가>에서 포드 4WD를. 이병헌이 <올인>에서 아우디 A8을 타게 된 것은 모두 우연이 아니었다.
우리 스타들의 과실을 우리가 따 먹지 못하는 것 만큼 안타까운 일도 없다. 기껏 인기 스타들을 배출해 놓고 돈은 왕서방이 쓸어가게 한다면 우리 스타들을 곰으로 만드는 것과 무엇이 다를까. 스타와 기업들이 좀 더 열린 자세로 서로 협력하는 자세가 기대된다.
p.s. 혹시라도 한류 스타들을 소나 곰같은 동물에 비교했다고 항의라도 받지 않을까 걱정된다. 결코 폄하하려는 뜻이 없었음을 밝힌다. 한류 스타들은 절대 ‘계륵’이 아니다.
송원섭 기자 [blog.joins.com/fivecard]
중앙 엔터테인먼트&스포츠(J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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