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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과 언론, 왜 망가진 여성스타에 열광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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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AP=연합뉴스) 왜 대중과 언론은 여성 스타들이 탈선하고 망가지는 것에 열광하며 일종의 쾌감을 느끼는 것일까?
미국과 유럽의 학자들이 25일 영국 런던 북부의 노위치에 모여 이런 주제로 학술회의를 가졌다.
팝가수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몰락, 술과 마약에 찌든 할리우드 청춘스타 린제이 로한, 소울의 디바였던 에이미 와인하우스의 재기 몸부림이 언론과 인터넷을 식을줄 모르고 뜨겁게 달구는 현상을 분석하기 위해서다.
스타들의 사생활 문제는 인터넷과 타블로이드 신문의 단골 주제였지만 요즘에는 주류 언론에서까지 대대적으로 취급하면서 온갖 루머와 주장, 반박이 서로 꼬리를 물며 확대재생산되고 있는 지경이다.
곤경에 처한 에이미 와인하우스를 구글로 검색했더니 기사 건수가 1만건에 달했다. 영국 신문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그녀의 마약 중독, 건강 문제 등을 연일 써대고 있다.
여성 스타들에 대해 사회가 이처럼 떠들썩한 반응을 보이는 데 대해 노위치 대학 영화.방송학과의 다이언 네그라 교수는 이들이 다른 근심거리를 잠재우는 피뢰침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피터 도허티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같은 유명 남성들이 망가진 사례도 신문 지면을 크게 장식하는 것도 사실이다.
네그라 교수는 그러나 유명 여성들에 대한 보도는 상대적으로 비판적이며 또한 '이래서는 안된다'는 훈계를 담고 있다면서 이들이 성공적으로 컴백하더라도 남성 연예인들에 비해 축복을 덜 받을 듯싶다고 주장했다.
"우리 사회는 여성들의 삶은 이래야 한다는, 많은 고정관념을 갖고 있다.우리가 여성 연예인들을 이런 식으로 다룬다면 여성 스타들의 실패와 좌절이 여자에게 일과 생활의 균형은 불가능한다는 증거로 쓰인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네그라 교수는 "여자가 둘다 가질 수 있느냐는 물음에 이런 기사들이 반복해서 던져주는 대답은 '절대 아니지'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중지 선의 인물면 담당 편집인인 고든 슈미트는 그러나 BBC방송과의 회견에서 여성 스타들의 곤경을 다룬 기사의 비중이 높은 것은 우연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시기적으로 이런 사례들이 최근에 집중됐기 때문이라는 것.
영국 랭카스터 대학 심리학과의 캐리 쿠퍼 교수는 여성 스타에 대한 부정적인 보도는 언론의 잘못이 아니며 독자와 시청자가 원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쿠퍼 교수는 "여성 스타들이 황금처럼 빛나는 삶을 살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런 것은 독자들을 만족시키지 않는다"면서 이들의 곤경이야말로 "우리의 허접한 삶을 어느 정도는 정당화시켜준다"고 해석했다.
네그라 교수는 부정적인 논조가 많은 것은 한편으로 뚜렷한 재능 없는 유명인, 단지 유명하다고 해서 유명인이 된 패리스 힐튼 같은 연예인에들에 대한 사회의 우려도 작용했을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비틀스의 멤버였던 폴 매카트니의 전처 히서 밀스에 대해 영국 언론이 이기적이며 남자 돈을 우려먹은 여자로 묘사한 것은 그녀의 지명도가 노력하지 않고 얻었다는 시각 때문인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보전문가인 맥스 클리포드는 여성이 언론으로부터 가혹한 대접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칼날은 모든 스타들에게 향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언론은 남녀를 개의치 않는다. 언론은 그들을 죽여 신문이 잘 팔릴 수 있다면 그렇게 할 것이다. 나쁜 뉴스가 뉴스이지. 좋은 뉴스는 뉴스가 아니라는 것이 슬픈 현실이다"
js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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