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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배우 흥행잔혹사, 과연 이들의 잘못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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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배우 흥행잔혹사, 과연 이들의 잘못인가
스타뉴스|기사입력 2008-02-13 14:53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전형화 기자]
여배우의 티켓 파워는 사라진 것일까?
최근 전지현 주연의 ‘슈퍼맨이었던 사나이’가 흥행에서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면서 다시 한번 여배우의 티켓파워에 대한 이야기가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해부터 여배우들의 '흥행잔혹사'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언니가 간다’의 고소영으로 시작돼 ‘황진이’의 송혜교, ‘싸움’의 김태희에 이어 전지현까지 CF에서 두각을 보이는 여배우들의 출연작이 흥행에 실패하면서 이 같은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유독 이들이 눈에 띄어서 그렇지 사실 지난해에는 김혜수, 이미연, 한 채영 등 내로라하는 여배들의 출연작도 흥행에서 좋은 결과는 얻지 못했다. ‘행복’의 임수정도, ‘밀양’의 전도연도 흥행이라는 점에서는 만족할 만한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
이는 지난해 거세게 불어닥친 한국영화 위기론과도 맥을 같이 한다. 영화의 만듬새와도 관계가 있지만 한국영화를 찾는 관객이 줄면서 애먼 여배우들이 희생양이 된 측면도 있다.
30대 여성이 주된 소비계층으로 떠오르면서 이들을 겨냥한 영화들이 지난해 유달리 많았던 것도 여배우들이 유탄을 맞는 데 한몫했다. 이미 ‘미드’나 ‘칙릭’ 작품에 익숙해진 소비층에 몇 년 전 기획으로 승부를 하다보니 화살이 과녁을 빗나간 것이다.
여배우들의 티켓파워가 사라졌기 때문은 아니겠지만 올해는 유달리 남성 중심의 작품들이 많다.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을 비롯해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쌍화점’ ‘공공의 적3’ 등 선 굵은 남성 영화들이 벌써부터 관심을 모으고 있다. 마치 여배우 시대의 종언을 목전에 둔 듯한 형국이다.
하지만 애초부터 여성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영화가 충무로에서 준비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이다. 이영애가 ‘친절한 금자씨’ 이후 긴 침묵을 지키고 있는 것도 한 반증이다.
배우의 티켓 파워란 말이 사어가 되다시피한 요즘, 여배우들에게 흥행 부진을 묻는 것은 시대착오이다. 한 제작자는 “영화를 재밌게 만들지 못한 탓을 해야지, 배우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꼬집었다.
화장을 지우고, 망가지며, 열심히 뛰어다닌 배우들이 CF에 많이 나온다는 이유로 좋은 작품에 출연하지 못한다면 여배우들이 설 자리가 더욱 줄어들 것이다. 애초에 여배우라는 단어조차 편견이다. 최근 흥행몰이를 하고 있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처럼 여성의 힘이 물씬 풍기는 좋은 영화가 준비되길 바란다.
aoi@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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