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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현·김태희, CF스타의 '스크린 징크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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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현·김태희, CF스타의 '스크린 징크스'
주가 올리는 광고 시장과 달리 영화에서는 흥행성적 저조
'CF 여왕' 전지현과 김태희가 광고 시장과는 달리 영화에서는 기를 못 펴고 있다. 주연 영화가 잇따라 흥행에 고배를 마시면서 스타성을 스크린으로 이어가지 못했다.
지난달 31일 신작 '슈퍼맨이었던 사나이(정윤철 감독)'를 선보인 전지현은 설 특수에도 전국관객 53만 명(10일 기준/배급사 집계) 동원에 그쳐 같은 날 개봉한 '더 게임', '원스어폰어타임' 등 한국 영화에 밀렸다.
전지현은 이번 작품에 남다른 각오로 임했다. 트레이드 마크인 긴 생머리를 버리고 앞머리를 짧게 자르거나 주근깨를 드러낸 수수한 차림은 단순한 외적 변화에 불과하다. 연기에 임하는 자세를 다시 세우면서 현실적인 연기로 대중에게 가깝게 다가가고자 했다.
개봉 전 만난 전지현은 "오직 자연스러운 말투와 모습을 고집했던 과거의 연기 습관이 결국 스스로에게 낮은 평점을 줄 수밖에 없는 상황까지 이어졌다"고 고백하면서 "전지현의 말투나 표정이 아닌 극의 주인공 송수정이라면 어땠을까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털어놨다. 비로소 연기의 맛을 알게 됐다는 의미다.
영화에서도 전지현은 한층 성숙한 연기를 보여줬다.
인간을 불신하는 다큐멘터리 PD 송수정으로 나선 전지현은 슈퍼맨(황정민)을 만나면서 서서히 변하는 모습을 과장없이 연기했다. 지금까지 기획성 멜로 영화에 주로 출연하며 환상 속 분위기를 풍겨왔던 전지현의 눈에 띄는 변신이었다.
정윤철 감독이나 황정민과의 호흡하며 자신감도 얻었다. 이번 작품으로 "낚시의 손맛을 봤다"던 전지현은 "매운탕까지 직접 끓여 먹을 수 있는 수준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하지만 관객의 평가는 냉혹했다.
같은 날 개봉한 영화들이 연휴동안 100만 관객을 훌쩍 넘겼는데도 '슈퍼맨이었던 사나이'의 스코어는 쉽게 오르지 않았다. 코미디나 멜로 등 진한 장르를 원하는 명절 극장가 풍속도와 달리 '슈퍼맨이었던 사나이'는 진지한 코드로 인간의 내면을 비추는 탓에 폭넓은 선택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여기에 화려한 치장을 거둔 전지현의 모습이 되려 관객의 기대치에 들어맞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
김태희의 주연작 '싸움'도 관객 35만으로 흥행 실패
광고 업계에서 여왕 자리를 다투는 김태희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지난해 말 '싸움(한지승 감독)' 선보인 김태희는 이혼한 여자의 복잡한 감정 표현은 물론 몸을 날린 격투신까지 소화했지만 35만 명 동원에 머물러 흥행에 실패했다. 든든한 선배 배우 설경구와 호흡을 맞춘데다 한지승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는데도 성적은 저조했다.
전지현과 김태희는 수십 개의 CF를 한 꺼번에 소화하는 광고계 여왕이다. 엎치락 뒤치락 1위 자리를 나눠 차지하지만 광고계를 주무르며 대중문화 트렌드를 이끄는 주인공으로 평가받는다.
영화로 무대를 옮기면 얘기는 달라진다. 캐스팅부터 촬영 과정, 개봉을 앞두고까지 숱한 이슈를 낳지만 정작 영화가 공개되면 화제는 이내 주춤해지고 만다. 여기에는 광고의 이미지가 영화까지 영향을 미쳐 몰입을 방해한다는 의견이 설득력 있게 작용한다.
캐릭터 변신과 연기적 목마름을 채우고자 과감하게 선택한 영화에서도 혹독한 결과를 얻자 누구보다 답답한 사람은 전지현과 김태희다. 쏟아지는 시나리오를 고르고 골라 현실성 짙은 인물을 택했는데도 아쉽게 관객에게 외면받으면서 더 큰 숙제를 안게 됐다.
노컷뉴스 방송연예팀 이해리 기자 dlgofl@cbs.co.kr
(대한민국 중심언론 CBS 뉴스FM98.1 / 음악FM93.9 / TV CH 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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