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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가는 케이블” 욕하면서 더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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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가는 케이블” 욕하면서 더 본다?
[중앙일보 이여영] 케이블 채널들이 막무가내로 자체 제작하는 프로그램이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선정적인 소재는 말할 것도 없고 밑도 끝도 없는 전개 방식은 시청자들을 당황스럽게 하죠.
한 케이블 채널에서는 이번에 가수 이현우가 진행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 ‘新 데릴사위’를 기획 중이라고 합니다. 돈과 외모·집안 등 모든 조건을 갖춘 현대판 ‘공주’의 배필이 될 ‘남자 신데렐라’를 공개 모집하는 내용입니다. 또 다른 채널에는 남자를 애완동물처럼 키우는 프로그램이 있는가 하면 가수가 되기 위해 전신 성형을 시도하는 내용도 있습니다. 이 밖에 ‘성(性)과 스캔들’을 다룬 야한 프로그램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역시 미성년자들의 정신건강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네티즌 ‘atsushi20’은 “19세 이하 시청금지 방송을 왜 대낮에, 그것도 주말에 재방영하는지…. 애들과 만화 채널 돌리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성인만 케이블을 시청하는 것도 아닌데 말이죠. 이젠 좀 자제했으면 합니다”라고 강력히 항의했습니다. ‘legna999’는 “케이블 채널이 다양해진다고 해서 여러 가지 전문 채널이 나올 줄 알았다. 그런데 결국엔 다들 선정성만 추구하더라. 방송위원회는 자라나는 청소년들을 생각한다면 케이블 업계를 이렇게 놔두면 안 된다”고 했습니다.
시청률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케이블 채널의 몸부림을 일면 이해해주는 입장도 있었습니다.
“시청률이 나오니까 케이블 쪽에서도 그만둘 수 없는 것 같네요. 무작정 욕만 할 게 아니라 우리가 먼저 보지 않는 게 좋지 않을까요?”(아이디 hpobtm96), “국민의 속마음은 시청률에서 드러납니다. 밖에선 저런 방송을 욕하지만 집에선 남모르게 시청하고, 그런 사람들이 많다 보니 비판여론과 달리 시청률은 높은 것이죠. 아마도 국민은 시청률을 보고 속마음을 들킨 듯 무안할 겁니다. 그래서 방귀 뀐 놈이 성 낸다고, 뭔가 찔리는 사람들이 더욱 앞장서서 저런 방송을 비판하겠죠. 언제까지 가면을 쓴 채 고상한 척 가식적인 행동을 해야 할까요? 위선적입니다.”(아이디 orangepie011)
수요가 공급을 만들어 낸다고들 하지만, 공급이 수요를 만들어내기도 하죠. 방송사와 시청자, 서로 조금씩만 자제했으면 좋겠네요.
이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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