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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의 수염이 갖는 의미와 폭발력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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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첨엔 수염이 없다가도 나중엔 생기는 거였군...
[마이데일리 =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 드디어 MBC 월화사극 ‘이산’에서 이산(이서진)의 외형적 모습에 변화가 생겼다. 8일 34회 방송분에서 바로 이산이 수염을 단 것이다. 수염은 단순한 외형의 변화가 아니다. 우리 사극에선 주인공의 수염 분장이 갖는 의미와 성격이 실로 엄청나다.
드라마의 시각적 요소인 분장과 의상은 극의 사실적인 정보를 전달하고 상징적인 의미를 창조하고 정서적 분위기를 조성한다.
‘이산’에서 주인공 이산이 얼굴에 수염 분장이 등장한 것은 사극의 전반부가 끝났고 그리고 주인공의 성격이 급속하게 변화했다는 드라마적 정보와 상징적 의미를 드러낸다.
행궁을 다녀오면서 얼굴에 수염이 생긴 이산은 그동안 노론벽파의 탄압과 음모 속에서 자신을 지켜온 것에서 벗어나 이제 정조의 등장을 암시하는 예시이며 드라마가 후반부로 접어들었음을 알려주는 중요한 단서 역할을 한다.
우리 사극에선 주인공의 수염 분장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일상적 생활에서 성인이라는 상징적 기호에 해당되는 수염은 사극에선 더욱 광범위한 시각적 기호로 활용된다. 성인으로의 주인공 성격 전환을 드러낼 뿐만 아니라 수염은 드라마의 전후반부를 가르는 중요한 단서 역할을 한다.
‘이산’과 방송되는 ‘왕과 나’에서 성종의 얼굴에 수염 분장이 등장한 것도 이같은 역할을 했으며 지난해 말 끝난‘대조영’에서도 마찬가지다.
주인공의 성인으로서 성장과 함께 주인공 성격의 개략적인 완성 즈음에 수염 분장이 등장하고 이는 드라마가 후반부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알려준다.
물론 이같은 스테레오 타입식의 수염 분장의 등장은 드라마의 캐릭터의 진부한 변화의 전형일수도 있지만 손쉽게 인물의 변화와 드라마의 국면 전환을 깨할 수 있기 때문에 드라마 제작진은 자주 활용한다.
드라마를 풍부하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것은 이야기 구조인 네러티브를 따라가는 것에서 벗어나 수염이나 의상 같은 시각적 요소가 담보하는 의미나 상징을 해독하며 드라마를 보는 것이다. 그러면 단순한 줄거리에서 얻을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많은 의미와 재미를 맛볼수 있다.
[사극에서 주인공의 얼굴에 수염 분장은 많은 정보와 상징을 드러낸다. '왕과 나'의 성종, '이산'의 이산, 그리고 '대조영'의 대조영의 수염 분장 모습. 사진=화면 캡처]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 knba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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