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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카펫에 통하는 전략은 따로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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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카펫에 통하는 전략은 따로 있다
우아한 레드카펫 행사엔 보이지 않는 전략과 마케팅 법칙이 숨어있다.
더 좋은 옷을 차지하기 위한 스타들의 신경전과 쟁탈전, 활동 뜸한 연예인이 갑자기 주목받는 터닝포인트 무대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의류브랜드의 스타마케팅도 불을 지피고 있다.
2~3년 사이 레드카펫 행사로 재미를 본 사람은 강성연과 박시연·한예슬·김소연 등이 꼽힌다.
강성연·박시연은 럭셔리하면서도 섹시한 차림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특히 강성연은 '왕의 남자' '수'로 각종 영화제에 초청되면서 고급스런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었다. 박시연 역시 '구미호가족' '사랑'으로 백상예술대상과 부산국제영화제의 헤로인이 됐다. 둘 다 레드카펫으로 패션계와 미용계, 광고계의 입질을 받은 경우다.
김소연·유인영은 레드카펫의 다크호스로 화제가 된 아이콘들. 한동안 활동이 뜸했던 김소연은 부산국제영화제 레드카펫으로 그날 인기검색어 1위에 올랐다. 김소연 측은 "의도한 건 아니지만 어느정도 파급력이 있을 것으로는 예상했다"고 말했다. 처음부터 치밀한 전략이 세워져 있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
뭐니뭐니해도 레드카펫 하면 떠오르는 최대 수혜자는 김혜수다. 그러나 여기에도 전략이 감춰져 있다. 영화제의 얼굴인 레드카펫으로 영화배우 이미지를 알토란같이 쌓을 수 있었던 것이다. '분홍신' '얼굴없는 미녀'로 원톱 배우가 됐지만 대중들에게 영화배우로서의 신뢰감을 주기 시작한 건 역시 레드카펫의 힘이었다. '과감한 노출→자신감→신뢰감'으로 이어지는 삼박자였다.
레드카펫의 길이도 점점 길어지고 있다. 과거엔 행사가 열리는 건물 계단부터 융탄자가 깔렸지만 요즘은 계단 입구 멀찍이부터 레드카펫을 설치한다. 배우들은 환호하는 팬들과 좀더 오래 소통할 수 있고, 주최측은 볼거리를 더욱 풍성하게 한다는 점에서 윈윈인 셈이다.
전도연의 스타일리스트 김누리씨는 레드카펫 전략에 대해 "뭘 입느냐 보다 어떻게 소화하느냐가 관건"이라며 "같은 옷을 입어도 다른 느낌이 나는 건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외국과 달리 드레스 선택의 폭이 좁다보니 유명 브랜드 선점에만 급급한 경향이 있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한 스타일리스트는 "별로 어울리지 않는데 가슴과 각선미만 강조한 드레스를 입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경우도 있다"며 "얼마 전 피팅도 안 한 옷을 입고 영화제에 간 김윤진이 대표적인 경우"라고 지적했다. 시선 끌기 보다 자신만의 개성을 살리는 게 여러모로 이득이라는 얘기였다. '코디가 안티'라는 말을 더이상 듣지 않으려면 보다 똑똑한 전략이 필요할 것 같다.
김범석 기자 [kb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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