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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 캐스팅 ‘덫’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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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딸이 길거리에서 캐스팅되었다고 펄쩍펄쩍 뛰며 좋아하는데 정말 연예인이 될 수 있는 건가요?”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일하다 보니 종종 이런 전화를 받는다. 이들은 연예인이 될 수 있겠다라는 기대감 때문인지 대부분 들뜨고 흥분한 목소리다. ‘길거리 캐스팅’이란 말이 생겨난 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아이돌 스타 시스템이 도입된 2000년대부터 생겨난 신조어인데 말 그대로 길거리를 지나가다 우연히 ‘캐스팅 디렉터’의 눈에 띄어 캐스팅된다는 뜻이다.
지금의 연예인이란 신분은 과거의 ‘광대’나 ‘딴따라’ 같은 천박한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다. 부와 명예를 동시에 거머쥘 수 있는, 이를테면 ‘신분 상승의 지름길’이라 할 수 있는 특수 신분이다. 젊은이들 사이에서 장래 희망직종 1위로 연예인을 손꼽는 것도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다. 그만큼 연예인의 위상이 높아지고, 연예인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다. 부모들의 적극적인 뒷바라지를 등에 업고 연예인을 향한 ‘무한도전’이 감행되는 세상이다. 자녀를 그런 선망의 대상인 연예인으로 키워보겠다고 꿈꾸는 부모, 아니 그렇지 않은 부모라 하더라도 만약 자녀가 길거리에서 캐스팅되었다는 드라마 같은 이야기를 들었다면 그냥 지나칠 사람이 어디 있을까.
최근 이런 ‘길거리 캐스팅’의 심리를 이용한 사기극이 심심찮게 일어나고 있는 모양이다. 대부분 무슨 엔터테인먼트 회사라는 그럴싸한 간판을 내걸고 길거리에서 얼굴 반반한 연예인 지망생들을 유혹한다. 이들은 이른바 ‘캐스팅 디렉터’라는 명함으로 학생이나 젊은이들에게 접근하는데 상당수가 연기학원이나 아카데미에 알선하는 중간 ‘모집책’들이다. 길거리에서 캐스팅한 연예인 지망생을 연기학원이나 연예 관련 아카데미에 소개한 뒤 보통 등록비의 30%를 소개비로 챙긴다고 한다. 연예인이 되는 길을 잘 모르는 일반인들은 당하기 십상이다.
‘사기의 덫’은 당하지 않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만약 길거리 캐스팅이 되었다면 흥분하지 말고 다음과 같은 접근을 경계해야한다. 마치 금방이라도 연예인으로 키워줄 것같이 화려한 말로 접근하는 사람, 연예인이 되려면 약간의 비용이 필요하다며 돈 이야기를 꺼내는 사람, 일정기간 연기학원을 다녀야 한다며 학원비를 운운하는 사람, 얼굴 어디를 조금 고쳐야 한다며 성형 수술비를 요구하는 사람 등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정상적인 캐스팅 디렉터라면 신분을 확실하게 밝히기 때문에 명함을 주지 않고 연락처를 알려달라고 하는 사람도 경계 대상 1호다. 설령 오디션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캐스팅되었다 해도 트레이닝 명분으로 금전을 요구하는 곳이라면 일단 경계해야 한다. 캐스팅 이후 일체 비용은 기획사가 책임지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잘생겼다거나 예쁘다라는 감언이설에 잠깐 귀가 솔깃했다 하더라도 혹시나 하는 생각을 빨리 접어야 한다. 길거리 캐스팅의 사기행각은 멀쩡했던 젊은이들에게 헛바람을 잔뜩 불어넣을 뿐만 아니라 씻기 어려운 마음의 상처를 입힐 수도 있다. 또한 지극히 정상적인 학원사업이나 연예사업에 대한 불신을 조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심각하다.
소프트랜드 ENT사업본부 대표, 국제대 매니지먼트과 교수 조대원의 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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